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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쿠리 물고기 잡기

작성자
두렁
등록일
2012-10-12
조회수
66

물고기 잡기


 



지난 5월 담양대나무 축제에 가서


대소쿠리로 물고기를 잡는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물 반, 고기 반. 아니 아이들 반.


얼추 쉰 명이 넘어 보이는 아이들이


개울가의 다랑이 무논에 들어가 붕어를 잡기위해


대소쿠리를 물속에 밀고 다녔다.


어떤 아이는 맨손으로 붕어를 잡으려 머리를 흙탕물 속에 연거푸 처박기도 했다.


마치 시장에서 돈을 벌기위해 땀을 흘리는 어른들 같이


아이들도 저마다 바쁘게 물속의 붕어를 찾아 오목 손을 모았다.


 


나는 다른 부모들과 같이 논둑에 앉아


아이들이 붕어 잡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쩌다 아이들은 붕어를 잡으면,


어른들이 번 돈을 은행 맡기듯


어김없이 논둑에서 지켜보고 있는 엄마에게 건넸다.


비닐봉지에 물을 반쯤 담아 아이가 잡은 붕어를 보관하고 있는


엄마은행이 몇몇 보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은


어디서 잡아다 넣은


삐리 한 새끼붕어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바쁘게 물속의 붕어꼬랑지를 따라다녔다.


 


“우민, 먼저 생각을 해야지. 돈, 아니 물속의 붕어만 쫓아가면 되겠어!”


 


아들은 내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물속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 뒤를 쫄쫄 따라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야, 저기 물꼬를 파서 물을 빼버려.”


 


“아빠, 그런데 삽질하는 포클레인이 없잖아?”


 


“그래, 4대강 공사장에 가서 포클레인을 몰고 오리.


형하고 둘이서 손으로 무넘기를 파면되지.”


 


“알았어, 아빠!”


 


두렁에서 물고기를 신나게 잡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든


어른들이 나와 아들을 번갈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어린 시절 여름이면 집 앞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곤 했었다.


또래의 친구들과 산에 소 먹이로 가서도


계곡의 물고기 잡는 놀이로 하루해를 보냈다.


늘 배고픈 나는 친구들 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일찍 깨달았다.


아마도 고기 잡는 놀이의 즐거움과 함께


허기를 채우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고기 잡는 방법을 빨리 터득한 것 같았다.


 


 


초등학교에 가기 전이었다.


동네 앞들 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고기를 잡았다.


 


“야, 여기 웅덩이에 많다!”


 


용철이가 손짓하고 있는 웅덩이를 보자


정말 쏘가리며 피라미 같은 물고기가 신나게 놀고 있었다.


 


“저걸 어떻게 잡지?”


 


우리는 궁리를 했다.


그렇게 많은 물고기는 난생 처음으로


빨리 몽땅 오지게 잡고 싶었다.


 


“물에 들어가지마. 깊은 곳은 우리의 키를 넘길 것 같아!”


 


집에서 대소쿠리를 가져와 물고기를 잡기에는 웅덩이가 너무 깊었다.


 


“야, 좋은 수 있어.


저기 위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저쪽으로 돌리자.”


 


“좋아. 그런 다음 고무신으로 물을 퍼내자.”


 


우리는 더 이상 물이 웅덩이로 흘러들지 못하게 물길을 돌리고


신나게 물을 퍼냈다.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도록 웅덩이의 물을 웅덩이 밖의 아래로 퍼냈다.


 


대박, 그렇게 그날 오지게 물고기를 잡았다.


어른들도 우리가 잡은 물고기를 보고 놀랐다.


 


“허, 이놈들. 장개 가서도 마누라 굶기지는 않을 것 같네!”


 


자연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코흘리개 어린놈들이 깨우쳐 대견하게 보였을 것이었다.



 


 


 


어제다.


 


“돈을 앞에 두고 바로 뒤쫓으면


그 놈의 돈은 미꾸라지 같이 손에서 도망을 가지요.


좋아하는 일을


즐겁고


신나게


미친 듯이 하다보면


돈은 뒤따라 굴러들어오게 돼 있지요.”


 


다시 사장이 내게 물었다.


 


“하고 싶은, 좋아하는 일이 뭐지요?”


 


사실 나는 그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서 빨리 많은 물고기를 잡아야만 한다는 생각에


그날 아이들 같이 부실한 대소쿠리를 물속에 넣고


헐레벌떡 뛰어다는 것이다.


내가 물고기를 보고 손을 물속에 넣자마자


물고기는 또 곧 저만치 멀어져만 가고 있다.


 


이제 알았다.


 


논바닥의 물을 짝 빼


붕어가 숨을 헐떡이며


물꼬로 모여들면


그냥 부대에 집어넣으면 되는 것.


빨대를 깊숙이 박아


쪼~옥 빨아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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